부정적인 판단에 관련된 모든 사람의
이를 자기 자신의 과제라고 생각하고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.
판단 전반에 관해서는 앞서 소개했던 ‘앗, 판단했다’라는 알아
차림의 말을 비롯한 세 가지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. 다만 여기
서는 나도 모르게 자기 자신이나 상대방을 부정해버리는 사람
에게 필요한 연습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.
• 한 걸음 한 걸음씩 바깥을 걷는다. • 넓은 세계를 관망한다.
• 자기 자신에게 긍정의 말을 건다.
신체의 감각에 집중하며 바깥을 걷는다.
사실 이 세 가지는 제가 실제로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시기에 실천했던 방법이기도 합니다. 먼저 곧장 바깥으로 나가 산책을 해봅시다.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걸을 수 있는 데까지 걸
국새는 것을 추천합니다.
이때 신체가 포착하는 감각으로 의식이 향하도록 합니다. 북
에서 말하는 감각의 발생 장소는 눈, 귀, 코, 입, 피부 등 다섯
군데가 있습니다. 감각 하나하나를 지금까지보다 더 강하게 의
식해 봅시다.
예를 들면 아침, 낮, 밤처럼 시간대에 따라 하늘의 색, 거리의
빛, 나무의 푸름이나 흐르는 강물의 빛깔이 다르게 보일 것이니
다. 지금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눈을 크게 뜨고 시각을 온전
하 사용해서 잘 관찰해봅시다.
코끝에서 들어오는 공기의 냄새 나 농밀함도 계절이나 시각에
따라 다릅니다. 때에 따라서 차갑게도 뜨겁게도 느껴지고 습할
거나 건조하게도 느껴집니다. 바깥의 공기는 자기 안에 닫혀 있던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신선합니다. 그런 신선함을 호흡하면
서 후각을 통해 느껴봅시다. 발걸음을 옮기면서 한 걸음 한 걸음
의 감각에도 의식을 집중시켜봅시다. 신발 바닥으로 전해지는
대지의 감촉을 느껴봅니다. 어디까지가 됐든 걸어가 봅시다.
지금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은 감각’ 입니다. 조금 전까지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던 고뇌는 이 순간에는 없습니다. 또 하나의 자
신, 또 하나의 인생이 여기에 있습니다. 여러분은 이미 지금까지
와는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.
늦은 밤에 걷다 보면 편의점 등 24시간 영업하는 가게를 발견
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 거기서 일하는 사람의 생활을 하지
세요.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생이 있습니다. 그리고 미국 드라마
럼 안에는 고독이 존재합니다. 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의 고도
헤아릴 수 있다면 이미 고독은 고독이 아닐 것입니다.
평소 부정적인 판단이 마음에 솟아난다면 이미 거기서 게임
은 끝났다고 받아들이세요. 부정적인 판단 앞에 기다리고 있는
것은, 자기 부정이라는 어두운 망상뿐입니다. 망상이라는 어둠
속에 희망은 없습니다. 그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해답
을 찾을 수 없습니다.
깨끗한 마음으로 감각의 세계, 그러니까 마음의 또 다른 영
역으로 의식을 향하게 하는 것입니다.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본
시다.
일본 천태종의 성지로 불리는 히에이산에는 ‘센 틈새가 가호
교千日回峰行]’라고 해서 매일 30㎞에서 80㎞ 거리
늘 7년에 걸쳐 걷는 수행법이 있습니다. 자기부정을 없애기 위
한 산책도 일종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수행이라는 말이 부담스럽다면 연습이나 실천, 생활, 마음가짐 등으로 이해해도
좋습니다.
어느 정도 기간을 걸으면 되는지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. 하지만 그저 걷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. 몇 개월이든
몇 년이든 자신을 부정하는 판단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산
책해봅시다.
신을 괴롭히는 판단을 없애는 일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것
이 없습니다. 차분하게 각오를 다지고 마음의 자유를 되찾을 때
까지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?
고민에서 한걸음 떨어져 바라본다.
바깥 세계를 멀리서 바라보면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.
알고 보면 여러분을 부정하는 사람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는 사
실을 알 수 있습니다.
함께 쇼핑하러 나온 엄마와 딸, 길모퉁이 파출소의 경찰, 가게
에서 일하는 점원을 한번 바라보세요. 밖에서 보이는 사람은 모
두 각자의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. 길을 물어보면 놀랄 만큼 친절
하게 대답해줄 것입니다. 세상에는 가슴 따뜻한 사람, 양심적인
사람 친절한 사람이 많습니다. 남을 부정한다는 발상조차 없이
매일 열심히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지요.
| 정오를 조금 넘긴 오후든, 저녁 어스름이 깔릴 무렵이든, 별이 빛나는 밤이든 눈을 크게 뜨고 하늘을 올려다보세요. 그곳에 광
활 한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입니다. 우리는 이제까지 ‘나를 부정
하는 판단이라는 하나의 점만을 계속 보고 있던 것인지도 모를
내다. 그런 판단은 어디에서 왔을까요? 부모님에게 들
임에게 들은 말이고
나 친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였거나 세상 속에 흘러가는
나 가치관이 아니었을까요? 혹은 자기 자신의 사소한 선입견이
나 착각이었을지도 모릅니다. 하나의 점도 집착하면 자연스레
크게 보이기 마련입니다. 너무 강하게 집착하면 하나의 점에 부
과한 일도 인생 전체를 좌우할 만한 것으로까지 보이기도 합니다
다. 하지만 집착에서 한 걸음 떨어지면 고작 하나의 점에 반응할
는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. 그리고 바깥 세계를 관망해 줘
십이시오. 부정적 판단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이
습니다.
새로운 세계로 눈을 돌려보세요. 분명 그곳에 다른 인생이 펼쳐져 있습니다.
‘나는 나를 긍정한다고 말한다.
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스스로 긍정하는 말
을 거는 것입니다. ‘나는 나를 긍정한다’라고 스스로 다독여보세요.
긍정한다는 표현은 널리 알려진 ‘긍정적 사고’ 와는 다릅니다. 흔히 ‘나는 할 수 있다’든지 ‘날이 갈수록 좋아진다’라는 식의 긍정
저이 말을 자신에게 들려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니….
화실히 이런 말이 암시로 작용하는 때도 있습니다. 그러나
긍정적인 말이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면, 마음은 그 말이
거짓임을 느끼고 작용하지 않습니다. 결국 끝나고 현실
의 나는 덩그러니 홀로 남고 마는 것이지요.
불교는 올바른 이해를 기본에 두고 있으므로 현실과 동떨어진
진 말에 기대려 하지 않습니다. 이렇게 되면 좋겠다’라는 방향성
은 고려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미래의 일일 뿐입니다. 일어나지
않을지도 모르는 일에 얽매인다면 그것은 망상의 영역이나 다
름없지요.